博愛主義者

수선화에게 - 정호승 본문

내면일기/마음 듣기

수선화에게 - 정호승

hi-tadpole 2010. 4. 26. 17:49
울지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을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 숲에서 가슴검은 도요새가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나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 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 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퍼진다.



뼛속까지 시릴만큼 외로움이 몰려올 때
볼만한 시인듯.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