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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화_아직은 익숙하지 않은 스코틀랜드, 첫 아침밥 도전. 진짜 에딘버러 1일차_180614 본문

내면일기/2018) 반칠십_친구찾아 에딘버러에서 런던까지

04화_아직은 익숙하지 않은 스코틀랜드, 첫 아침밥 도전. 진짜 에딘버러 1일차_180614

hi-tadpole 2018. 7. 16. 22:27

어렵사리 찾아간 숙소니까 잠이 금방 올 줄 알았다.

비행기에서 2시간, 그리고 긴장타고 짐들고 왔다갔다 하느라.. 시간을 다 보냈으니.

거의 하루 종일을 자지 않은 셈이다.

일부러 시차적응한다고 몸을 피곤하게 만드느라 잠도 안잤는데...

밤 1시가 넘어가는데, 눈이 말똥거렸다. 잠이 오지 않는다.

애매한 8시간 시차는 정말이지 쥐약이었다.


어쨌든 새벽 4시가 되서야 눈을 붙였고, 그래, 늦잠 좀 자자. 했는데.

맙소사 새벽 6시가 되자 마치 서울인양, 눈이 떠졌다.

이건 어쩔 수 없다.

일어나서 대충 씻고 나왔다.


사실 이번 여행은 런던만 갈 생각이었어서 내 여행 친구 '프렌즈' 시리즈 런던편만 샀는데.

갑자기 동한 에딘버러(스코틀랜드) 경유 덕에. 론니플래닛 영국편을 또 샀다.


이게 또 사연이 길다.


에딘버러가 워낙 역사의 도시라 한국역사도 모르는 주제에 영국역사, 그것도 스코틀랜드 역사를 알리가 만무했다.

에딘버러는 유네스코 문화유산 도시라서 다른 도시와는 달리 정해진 시간에 무료 가이드가 있기는 한데

현지 가이드이다보니 미국식 영어에 익숙한 나같은 사람은 잉글랜드도 아닌 스코틀랜드 억양의 영어를 알아듣는다는 것이

거의 불가능에 가까울 것이라는 추론 끝에 한국 가이드를 신청했다.


러키하게[각주:1](!) 신청은 거의 2개월 전에 했는데 가이드투어 6일전에 모객이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투어는 취소되었다.

다른 투어를 열심히 찾았으나 역시나 성수기 직전을 노려

분위기는 성수기 같으면서도 날짜상으로는 성수기가 아닌 이 기간에 온 경우에 자주 생길 수 있는 문제인데

지금까지 운 좋게 그 문제를 겪지 않았던 이유는 애시당초 한국인 여행객이 많은 곳으로만 여행을 갔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런던처럼 한국인 관광객들이 길에 깔린 곳이 아닌 에딘버러처럼 가뭄에 콩나듯 한두어명 있는 경우는

아예 그 기간에 개설되지 않거나 취소되기 쉬운 것 같다. 


원래 계획은 이날(6월 14일) 가이드 투어를 다녀온 후 마음에 드는 곳을 한번 더 둘러보고 런던으로 가는 것이었지만.

모든 일정을 짜야했고 그 중 몇 군데 정도는 역사나 이야깃거리도 알고 가야했다.


출발 6일전이라면 직장인이라 휴가 기간에 벌어질 일들을 어느 정도 정리하고 가는 것도 일인데,

런던도 정리가 덜 끝난 마당에 에딘버러 일정까지 짜야하는 상황이고

심지어 에딘버러 여행에 대한 인터넷 자료는 마치 내 머리숱만큼이나 빈약했다.


서점에서 영국 전체를 다룬 가이드북 하나(Just go였던가...)는 대충 머릿속과 손으로 적어 기억해두고

론니플래닛에서 본 내용과 조합해 대충의 리스트를 만들었다.

리스트를 휴대전화에 고이 저장하곤, 오늘의 첫 일정!


아침먹기.


이번 여행은 포스퀘어(FourSquare)를 이용해 아침을 먹어보기로 했다.

우리나라보다 다른 나라에서 은근 잘 이용하는 듯한 맛집 리스트니까.


첫번째 레이더망에 걸린 곳은! 두구두구!

Hula Juice Cafe!


좀 상큼한 과일, 야채가 먹고 싶다면, 혹은 비건들인 경우에 여길 오면 괜찮을 것 같다.

기내식 찐밥에 지쳐있던 내 위에게 한줄기 빛과 같은 곳이었다.


살짝 보이겠지만 주스 카페(Juice cafe)다. (자세한 구경은 여기 클릭> www.hulajuicebar.co.uk )


그런데 나는 2시간밖에 자지 못했으므로, 카페인이 필요해 Long black을 마셨다.

(메뉴판에 아메리카노가 없는 커피집이 꽤 있다. 

그럴 땐 Long Black을 주문하면 된다.

롱블랙이 아메리카노와 비슷한 맛이 난다. 

카페인이 중요할 뿐이고 커피맛에 예민하지 않은 사람은, 둘이 같다고 봐도 무방하다.

아메리카노가 물에 잘 섞인 커피라면, 

롱블랙은 아메리카노보다 진한 맛이 나는 편인데 그 이유는 물을 먼저 넣고, 투샷 커피를 올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잘 섞어서 주는 아메리카노와 달리 첫맛이 아직 물에 다 안 섞인 느낌의 투샷이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하는데...

사실 그냥 나는 카페인이 중요하다.)


담번엔 주스를 마셔야지! 했는데 어쩌다보니... 못마셨다.


어쨌든 롱블랙을 마시는 대신 상큼한 걸 먹고 싶어서 토스트는 Avocado Sourdough Toast를 먹었다.


바깥에 자리가 있는데, 바람이 너무 불어서 테이블이 날아갈 태세라 들어와서 먹었다.

굉장히 평화로운 그림이지만 실상은 머리카락로 뺨맞기 시전이 가능한 시점이다.

낙엽도 나를 때리고, 모래도 나를 때리는 바람.



아보카도 토스트의 아름다운 자태.

(아보카도 is 뭔들의 자태)


기내식만 먹다가 뭔가 상큼한 야채가 들어가니 몸이 좀 삐걱대며 원래대로 돌아오는 느낌이다.


좋다.

이제 밥을 먹고 슬슬, 에딘버러에 온 이유,

에딘버러 캐슬을 가보자.



  1. 일러두기: 러키하다는 럭키하다와 달리 반어법으로, 굉장히 액운이 낀 상황이며, 불운하다는 의미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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