博愛主義者

김언수, 설계자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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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언수, 설계자들.

hi-tadpole 2019. 3. 24. 23:47
요란한 광고 덕에 읽었다.
캐비닛의 재기발랄함이 기억났고,
좋아하는 작가인 김연수와 이름이 비슷해 읽었다.

'요란한 광고'에 비해 구성이나 내용은 그냥 그랬다. 서구의 고독한, 자신의 직업에 회의가 드는 킬러 이야기를 한국어 패치한 느낌?

그렇지만 그럼에도 좋은 책이었다. 라고 평가할 수 있는 것은 그가 보여주는 세계관 때문이다.
그저 그런 킬러 이야기일 뻔 했으나 중간중간 섬세하고 통찰이 있는 작가의 인생관이 흩뿌려져 있었다.

첫 독서의 픽)
우리는 더럽고 역겹지만 자신이 발 디딘 땅을 결국 떠나지 못한다. 돈도 없고 먹고살 길도 없는 것이 그 원인이기도 하지만 그것이 다는 아니다. 우리가 이 역겨운 땅으로 되돌아오는 것은 그 역겨움이 익숙하기 때문이다. 역겨움을 견디는 것이 저 황량한 세계에 홀로 던져지는 두려움을 견디는 것보다, 두려움의 크기만큼 넓고 깊게 번지는 외로움을 견디는 것보다 더 익숙하기 때문이다.

(5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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