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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면일기

나의 침울한, 소중한 이여

hi-tadpole 2013. 3. 4. 21:04
나의 침울한, 소중한 이여
                                              황인숙

비가 온다.
네게 말할 게 생겨서 기뻐.
비가 온다구!
 
나는 비가 되었어요.
나는 빗방울이 되었어요.
난 날개 달린 빗방울이 되었어요.
 
나는 신나게 날아가.
유리창을 열어둬.
네 이마에 부딪힐 거야.
네 눈썹에 부딪힐 거야.
너를 흠뻑 적실 거야.
유리창을 열어둬.
비가 온다구!
 
비가 온다구!
나의 소중한 이여.
나의 침울한, 소중한 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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